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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는 평화적 공존

2026-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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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대한 피해 야기하고 멈춘 전쟁

미국과 이란이 전쟁을 멈추기로 합의했다. 17일 양해각서에 서명한 양국은 60일 동안 종전 합의를 위한 세부 사항을 논의하게 되겠지만 양국이 다시 전쟁으로 돌아가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트럼프와 미국, 그리고 이란 모두 이미 너무 많은 것을 잃었기 때문이다. 결국 세계가 겪은 많은 전쟁과 마찬가지로 이란 전쟁은 모두가 패한 가운데 멈췄다.

 

이란 전쟁이 끝났다고 세계에 전쟁이 사라진 건 아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여전히 격렬하게 진행 중이고 가자지구 전쟁은 휴전 중이지만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매일 가자 주민들이 목숨을 잃고 있다. 또한 전 세계 곳곳에서 약 100개의 크고 작은 무력 충돌과 전쟁이 진행 중이다. 그럼에도 이란 전쟁 중단이 중요한 건 전 세계 경제, 다시 말해 먹고사는 문제에 대한 영향이 더는 악화하지 않게 됐기 때문이다.

 

아직 완전히 종전에 이른 것은 아니지만 100일이 넘게 계속된 이란 전쟁이 세계에 남긴 건 막대한 피해와 교훈 두 가지다. 먼저 피해를 언급하자면, 전쟁의 주요 당사국인 미국과 이란은 천문학적인 전쟁 비용 지출과 그에 따른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 미군 기지들이 있는 중동 국가들 또한 이란의 공격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었고 무엇보다 원유 수출 중단과 관광객 감소로 입은 피해는 막대했다. 이란 전쟁의 여파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건 레바논이다. 미국-이란 간 전쟁의 휴전 중에도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은 계속됐고, 미국-이란 간 양해각서에 명시된 대로 레바논 전쟁 또한 멈출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원유 가격 상승과 그에 따른 물가 상승으로 전 세계 국가가 피해를 입었고, 특히 빈곤국들이 입은 피해는 막대했다. 그중에서도 빈곤국의 빈곤층이 입은 피해는 생존을 위협하는 수준이었다. 전쟁이 멈췄다고 경제 상황이 금방 좋아지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이들이 입은 피해 또한 금방 복구되지는 않을 것이다. 원유 가격과 물가 상승으로 국제 구호단체들의 식량 구입 비용도 증가해 지원에 의존하는 세계 빈곤층의 굶주림도 악화했다. 이 외에도 무모하게 시작된 전쟁으로 세계 곳곳의 개인과 집단이 입은 피해는 계산이 불가능한 수준으로 막대하다.

 

전쟁이 남긴 교훈

이란 전쟁이 남긴 교훈을 언급하자면, 제일 큰 교훈은 세계가 전쟁이 세계의 안전과 생존에 가장 큰 위협임을 다시 확인하게 됐다는 점이다. 또한 전쟁이 문제 해결의 수단이 아니라 오히려 문제를 악화하는 무모한 행동이고 예상을 뛰어넘는 재앙을 가져온다는 사실을 재확인했다. 동시에 생존을 위해서라도 평화적 공존을 선택하고 실질적인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점을 뼈저리게 느끼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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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우리 주변에는 여전히 전쟁의 불가피성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전쟁이 불가피한 상황도, 문제 해결이 도움이 되는 상황도 있다고 주장한다. 그런 사람들은 이번 미국의 이란 공격도 선제 공격을 한 건 잘못됐지만 핵무기 개발 의도를 가진 이란에 무력으로 강한 경고를 한 건 옳은 일이었다고 주장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란의 핵무기 개발 시도에 대해 그동안 국제사회가 손을 놓고 있었던 것도 아니고 이란 핵시설은 정기적으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검증을 받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제사회와 이란 간 합의를 깬 전력이 있는 트럼프는 자기 업적을 쌓기 위해, 그것도 이란과 핵협상을 진행 중이던 상황에서 기습적으로 이란을 공격했다. 문제가 있다면 국제 정치의 틀 안에서 함께 해결해야 하는데 트럼프는 국제사회의 규칙을 따르지 않았고, 나아가 이란에 대한 개인적 불신과 증오, 그리고 자기 욕심 때문에 협상 중에 공격을 가해 전 세계에 재앙을 가져왔다.

 

대다수 전쟁은 통치자, 또는 소수의 결정으로 시작된다. 전쟁을 시작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무력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의 푸틴도, 미국의 트럼프도, 그리고 이스라엘의 네타냐후도 모두 그런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다. 그러나 그건 모두 자기 욕심을 중심에 둔 괴변일 뿐이고 단언컨대 어떤 전쟁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오히려 전쟁은 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증오를 심화시키며 또 다른 반목과 갈등을 야기한다. 증오와 폭력의 악순환을 만드는 것이다. 가장 문제가 되는 건 그렇게 전쟁을 결정한 사람들이 국내법에 따른 합법성 뒤에 숨어 수많은 생명의 손실, 삶의 기반 파괴, 경제적 고통은 물론 전 세계에 끼친 막대한 피해와 관련해서 전혀 책임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란 전쟁이 준 가장 큰 교훈은 전쟁의 부재와 국가 및 사회 간 평화로운 관계에 기반한 ‘평화적 공존’이 전 세계의 안전과 생존을 좌우하는 키워드임을 확인시켜 준 점이다.

 

많은 사람이 국제사회에서, 그리고 국가 간 관계에서 무력 충돌과 전쟁은 불가피한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국익을 위해 전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전쟁이 국가에 이익이 된 경우는 거의 없고 특히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다. 전쟁이 이익을 가져오더라도 그건 일부 정치인이나 무기 수출 기업 등 소수에게 돌아갈 뿐이다. 이런 이유로 국제사회는 전쟁을 국제법으로 금하고 있고, 모든 외교적 노력을 다한 후 최후의 수단인 경우에만 전쟁의 불가피성을 인정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전쟁 금지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유엔이 설립된 것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유엔은 세계 국가들의 평화적 공존을 위해 설립됐고 이런 유엔의 궁극적 목표는 지금도 변하지 않고 있다.

 

평화적 공존이 절실한 세계

평화적 공존은 한 사회의 다양한 개인과 집단, 나아가 세계의 다양한 사회와 국가가 평화로운 관계를 맺고 함께 어울리고 협력하며 존재하는 것을 의미한다. 많은 사람이 이런 상황을 ‘이상적’이라고 생각하고 평화적 공존이 구호가 될 수는 있어도 현실적으로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한다. 그런데 평화적 공존이 깨지고 그로 인해 세계 곳곳에서 생존의 위협에 처하는 사람이 많은 상황에서 우리가 우선 해야 할 질문은 ‘평화적 공존이 필요한가?’다. 그리고 이에 대한 답이 ‘예’라면 그후에 필요한 질문은 ‘평화적 공존이 가능한가?’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평화적 공존이 가능할까?’가 되어야 한다.

 

국가, 사회, 집단, 개인 간 평화적 공존을 위해서는 모든 사람의 노력이 필요하고 지금처럼 전 세계가 전쟁의 피해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상황에서는 구체적으로 세 가지의 노력이 필요하다.

 

먼저 ‘힘을 통한 평화’의 거부가 필요하다. 최근 많은 정치인이 무력을 강조하는 이런 주장을 하고 있지만 이는 무력과 전쟁에 기댄 평화를 주장하는 것으로 괴변이자 ‘평화’를 오염시키는 말이다. 힘, 다시 말해 무력을 동원하는 일에는 ‘평화’라는 말을 적용할 수 없다. 이는 억압과 강요, 그리고 굴복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많은 국가가 이런 괴변을 언급하면서 자국의 무력 증강을 정당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평화적 공존이 아닌 위협을 통해 상대를 압박하고 나아가 적대적 공존을 강화하는 것이다. 이런 접근은 결국 소수 기득권 집단을 제외한 대다수 사회 구성원과 세계인의 불안을 높이고 안전을 해친다.

 

두 번째로는 국방비 증액과 그것이 각 국가, 국가 간 관계, 나아가 세계의 평화적 공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인식 향상과 감시가 필요하다. 세계 국가들의 국방비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많은 국가의 국방비가 증가했고 거기에 더해 트럼프의 압박으로 앞으로 국방비가 더 증가할 예정이다. 이는 끝없는 군비 경쟁이 계속되고 나아가 강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이는 국가 간 무력에 기댄 관계가 강화되고 그로 인해 무력 충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국방비 증가는 정부 재정 압박으로도 작용한다. 유럽 국가들은 국방비 증액을 위해 개발도상국 지원액을 줄이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으며, 국방비 증액으로 인한 복지 예산 감축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중동 국가들은 이란 전쟁의 여파로 더 많은 무기를 사들이고 있다. 이런 국방비 증액은 각 국가에서 국방비와 다른 예산 간 경쟁을 야기하고 결국 많은 사람의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국방비 증액은 미래 세대의 안전과 복지를 위협하는 문제도 되고 있다.

 

세 번째로는 평화적 공존을 위해 국가 및 사회 간 경제 협력과 교류 등의 강화가 필요하다. 우크라이나 전쟁도 그렇고 특히 이란 전쟁은 역설적이게도 세계 모든 국가가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고 평화적 공존이 필요한지를 잘 알려주었다. 100일을 넘겼지만 이란 전쟁이 멈춘 것도 결국은 세계가 경제적으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고 경제 협력을 외면할 수 없는 상황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우리는 이런 연결을 더 강화하고 상호 의존성을 높여 모두에게 피해를 가져오는 무력 충돌과 전쟁이 발생하지 않게 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전 세계 시민의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

 

지금까지 언급한 세 가지 노력은 이상적이지도, 불가능하지도 않다. 지금도 전 세계 곳곳에서 많은 사람이 이런 문제들을 지적하며 정부에 압력을 넣고 평화적 공존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세계 각국의 많은 시민이 노력했으나 지금까지 어떤 전쟁도 막지 못했고 멈추게 못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꾸준한 전쟁 반대 외침과 평화적 공존 주장이 모여 국제 여론을 형성하고 언론의 보도 방향에 영향을 주었다. 나아가 각 정부의 외교 정책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란 전쟁을 멈추게 한 것도 계속되는 이런 비판과 주장 때문이었다.

 

우리는 평화적 공존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대에 살고 있다. 전쟁뿐만 아니라 기후변화, 빈곤, 개발, 약자 혐오와 증오 등 세계가 직면한 많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상호 비난과 책임 전가, 억압과 위협이 아니라 상호 이해와 연결, 그리고 평화적 공존이 필요하다. 이는 현재 우리의 안전, 행복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의 안전, 행복까지 좌우하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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