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과 합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대화의 최종 단계는 협상과 합의다. 갈등에 대한 각자의 이해, 경험, 어려움, 불안 등을 공유하고 나면 당연히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지를 논의하게 된다. 먼저 자연스럽게 각자 선호하는 해결책을 내놓게 된다. 해결책은 자신이 원하는 방식과 내용이 되겠지만 동시에 상대도 동의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어야 한다. 다시 말해 양쪽의 이익을 충족시키는 win-win solution이 되어야 한다. 자기 이익만 충족시키는 해결책에 상대가 동의할 리가 없고 당연히 공동의 해결책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다음엔 각자 내놓은 해결책이 실행 가능한지를 점검해야 한다. 실행 가능성은 수용 가능성에서 시작된다. 즉 양측이 모두 수용해야 실행 가능성이 생긴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협상이다. 한쪽이 내놓은 해결책은 사실 양쪽 모두를 충족시키기 힘들다. 아무리 객관적이 되려고 해도 누구든 자기 이익에 더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각자 내놓은 해결책이 양쪽의 이익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도록 해결책을 수정할지, 특정 내용을 추가할지 등을 협상해야 한다. 각자 내놓은 해결책을 결합하고 수정해 새로운 해결책을 만들 수도 있다. 그렇게 공동의 해결책을 만들면 합의를 해야 한다. 합의는 해결을 위한 대화 과정의 최종 단계다. 어색해도 합의는 합의서를 만들어 서명하는 것이 좋다. 구두 합의는 구속력이 적을 뿐만 아니라 기억의 차이 때문에 나중에 새로운 문제를 낳을 수 있다. 혹시 동료들이 대화 과정을 참관했다면 증인으로 합의서에 서명하는 것도 고려해볼만 하다.

 

실행 모니터링과 재협상

해결책에 합의하고 합의서에 서명을 했더라도 실행은 또 다른 문제다. 합의하고 나면 그것으로 끝났다고 생각해 실행을 안이하게 다루는 경우가 많다. 합의를 했음에도 실행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또는 두 사람은 합의를 했지만 조직의 구조나 문화가 그대로여서 해결책을 실행하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이런저런 이유로 합의한 내용이 실행되지 않으면 상호 불신이 생기고 당사자들은 절망적이 되기도 한다. 이런 일들을 통합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실행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어떤 점이 실행되지 않았는지, 이유가 무엇인지, 개인이나 조직에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그런 변화가 합의 실행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해봐야 한다. 모니터링은 당사자들이 함께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각자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한 후 공유할 수도 있다. 대화 과정을 지지하고 지원한 동료들과 함께 모니터링을 하는 방법도 있다.

 

모니터링을 한 후에는 해결책 수정을 위한 재협상을 할지 결정해야 한다. 합의 불이행으로 생긴 상호 불신 때문에 한쪽 또는 양쪽 모두 다시 만나 협상하는 데 부정적일 수 있다. 그래도 한번은 다시 만나 왜 합의가 실행되지 않았는지 함께 점검하고 합의서 수정을 위해 재협상을 할지 논의하는 게 좋다. 특히 합의 불이행이 조직의 구조나 문화, 그리고 동료들의 영향 때문이라면 그런 문제에 어떻게 대응할지, 그리고 어떻게 현실적인 합의를 만들지 논의하는 게 좋다. 재협상은 처음 대화와 협상의 실패가 아니라 보완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재협상을 통해 상호 불신을 해소할 수도 있다. 재협상은 향후 관계 회복과 협력에 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Posted by 정주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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