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의 준비

대화는 갈등을 해결하는 원칙적인 접근이자 방법이다. 대화를 하지 않고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대화를 하려고 할 때 직면하는 가장 큰 도전은 상대를 대화자리에 나오게 만들 수 있느냐다. 물론 그전에 자신이 대화할 의지가 있고 의지를 실행에 옮길 준비가 됐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그래서 상대와 자신의 대화 의지를 점검하고 어떻게 실행에 옮길지 준비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자신이 준비가 됐다면 제일 먼저 할 일은 상대에게 대화 의지를 전하고 상대의 대화 의사를 확인하는 것이다. 하지만 갈등 상대의 대화 제안에 쉽게 응하는 사람은 없다. 둘 사이에 불신이 깊고 갈등이 악화일로 상황이라면 대화 의지의 전달은 '기만', '지연 전술', '보여주기' 등 부정적인 시도로 여겨질 수도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대화 의지의 진정성을 전하는 데만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특별한 방법은 없다. 진정성을 가지고 꾸준히 자신의 대화 의지를 전하고 상대가 준비될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의사도 보여줘야 한다. 무엇보다 진정성을 보이기 위해서는 상대에 대한 공격과 비난을 중단하고 주변 사람들과 상대에 대한 얘기도 하지 않아야 한다. 그런 자리에 함께 하는 것조차 조심해야 한다. 관계가 너무 경직돼 직접 대화 의지를 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주변 사람의 도움을 받는 방법도 있다. 자기 의견을 보태지 않고 양쪽을 오가며 긍정적인 메시지와 대화 의지를 전하고 타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이 가장 바람직하다.

 

대화의 시작, 원칙의 고수

대화가 예상 외로 쉽게 시작될 수도 있다. 우연한 기회에, 또는 '대화'라고 생각하지 않고 가볍게 얘기를 시작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도 결국은 대화다. 그러니 상대와 마주앉을 기회가 생겼다면 어떤 것이든 놓치지 않아야 하고 신중하게 임해야 한다. 그것이 진지한 대화의 시작이 될 수 있고 추락했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서로의 대화 의지를 확인하고 정식으로 대화를 시작할 수도 있다. 한번의 대화를 할 수도, 여러 번을 할 수도 있다. 무엇이 됐든 시작은 둘 사이에 갈등이 있음을 확인하고 그로 인해 각자 어떤 불편함과 어려움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그래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고 갈등을 함께 해결해야 할 공동의 문제로 인식할 수 있다. 물론 그 다음에는 갈등을 해결할 구체적 방법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 각자의 방법을 내놓고 장.단점과 실현가능성 등을 점검해야 한다. 어느 한 쪽에게 유리한 해결책이 아닌 둘 다 만족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므로 둘 다 최고로 만족할 수 있는 해결책이 찾아지지 않는다면 조금씩 양보하고 조금 덜 만족스러운 차선책을 선택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이런 대화는 한 번의 만남으로 끝날 수도 불가피하게 여러 차례 만나야 할 경우도 있다. 가장 중요한 건 포기하지 않고 계속 노력하는 것이다.  

정답은 대화를 계속하는 것이지만 그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다. 갈등 상대와 마주앉는 것조차 힘들고 계속 서로 주장이 어긋난다면 대화를 하는 것이 너무 부담스럽고 힘든 일이 된다. 한번 마주앉았다 후회하거나 실망해서 대화를 포기하고 상대에 대한 공격과 비난을 재개하는 경우도 있다. 이제는 대화 자리에서 본 상대의 '불성실하고' '불합리한' 태도와 행동까지 공격과 비난의 빌미가 된다. 이렇게 된다면 차라리 대화를 시작하지 않는 게 나은 최악의 상황이 된다. 그러므로 대화를 시작할 때 중단될 수도 있다는, 그리고 함께 해결책을 찾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또 자신이 합리적이고 논리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상대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인정해야 한다. 그럼에도 문제를 해결하려면 다시 마주앉아 대화를 해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이 점을 서로 확인해야 한다.

 

동료들과 함께 할 것인가

직장에서 생긴 갈등에 대응하고 해결책을 찾을 때 한 가지 고려할 점은 두 사람의 갈등을 동료들과 공유하고 해결책을 함께 모색할 것이냐다. 직장에서 생기는 문제의 대부분은 온전히 두 사람의 문제이기보다 함께 일하는 환경, 업무 방식이나 절차와 관련돼 있다. 동료들의 태도와 행동이 갈등이 생기고 악화되는 과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흔하다. 그런 경우 두 사람의 갈등과 그로 인한 어려움을 동료들과 공유하는 것도 필요하다. 두 사람의 첫 대화 때부터 동료들과 함께 할 수도 있고, 두 사람이 한 두번 대화를 한 후 동료들과 문제를 함께 논의하기로 결정한 후 할 수도 있다. 두 사람이 사무실 환경이나 업무와의 관련성 문제를 공유하고 함께 문제를 제기하면 동료들을 설득하고 문제를 다룰 수 있는 가능성은 커진다. 다만 조심할 것은 동료들을 비난하고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공유하고 함께 해결책을 고민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점이다.

Posted by 평화갈등연구소 정주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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