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새벽(현지시간)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시설 및 군사시설에 기습 공격을 가했다. 이란 국영 통신 이르나(IRNA)는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호세인 살라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총사령관, 모하마드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 등 고위 군지휘관 20명 이상이 숨졌고 모하마드-메디 테란치 이슬람 아자드 대학 총장 등 핵 과학자들 최소 6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총 사상자 규모와 관련해서는 14일 새벽 1시(현지시간) 기준으로 군 지휘관 등 78명이 사망했고 320명 이상이 부상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13일 저녁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대국민 성명에서 “이스라엘이 큰 실수를 저질렀다”며 “관대함이 없는 강한 대응을 할 것이고 (이스라엘은) 암담한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명 이후인 밤 9시 경부터 이란은 수백 발의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며 이스라엘에 대한 대대적인 보복 공격을 시작했다. 이스라엘의 텔아비브와 예루살렘에 연기가 치솟았다. 이후 양국의 상호 공격은 6월 18일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이스라엘-이란 무력 충돌이 5일째로 접어든 6월 17일 기준으로 이란의 사망자는 224명이고 부상자는 1200명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란 보건부는 이중 90% 이상이 민간인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사망자는 24명으로 집계됐고 수백 명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기습 공격은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양국 간 무력 충돌이 그렇지 않아도 불안한 중동 지역의 정치적 불안을 악화시키고 원유 가격 인상으로 세계 경제에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유엔은 이스라엘의 공격이 있은 13일 안전보장이사회를 소집했다. 로즈마리 디카를로 유엔 부사무총장은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비판 의견을 전하면서 이스라엘의 공격이 “심각한 지역 무력 분쟁으로 치닫지 않게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협상을 통해 이란의 핵개발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또한 “이란, 이스라엘, 중동 지역, 그리고 국제사회의 평화, 안정, 협력을 보장하기 위한 분명한 방식은 대화와 외교에 기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엔 안보리 회의(사진 출처: 유엔)
가자지구 무차별 공격과 학살, 그리고 인도주의 재난 악화로 그렇지 않아도 국제사회에서 비난을 받는 이스라엘은 이란 공격으로 다시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는 상황이 됐다. 이란 침공이 국제사회에서의 이스라엘 위상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런 영향을 예상하면서도 이스라엘은 왜 이란을 공격했을까?
첫 번째 이유로 언급되는 건 이스라엘이 주장한 것처럼, 그리고 대다수 언론과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이란의 핵개발 저지다. 이스라엘이 군시설과 함께 핵시설을 공격하고 핵 과학자들을 공격 목표로 삼은 것은 이런 주장을 튼튼히 뒷받침한다. 스스로 공식 인정을 하지 않고 있지만 핵무기 보유국인 이스라엘은 중동의 유일한 핵무기 보유국 지위와 자국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에 강력히 반발해 왔다. 이란 공격 후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이 “아주 가까운 시일 내에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고 “일 년 또는 몇 개월 내가 될 수도 있다”면서 공격을 정당화했다. 그러나 IAEA와 미국의 판단은 다르다. IAEA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란이 IAEA의 감독에 협조적이지 않다는 점은 지적했지만 핵무기 개발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란은 2015년 미국을 포함한 서방국들, 중국과 러시아 등과의 합의에 따라 핵개발 프로그램을 제한하고 IAEA의 정기적 감독을 수용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은 이 합의를 탈퇴하고 이란에 대한 제재를 재개했다. 재집권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협상을 재개했고 15일 미국과 이란은 6차 협상을 앞두고 있었는데 이스라엘이 기습적으로 이란을 공격했다. 이후 미국-이란 회담은 취소됐다. 미국도 이란이 핵무기 개발에 임박했다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 지난 3월 미국 정보국 국장은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고 있으며 최고지도자 하메네이가 2003년 중단한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승인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네타냐후 총리가 일방적으로 이란의 핵무기 개발 임박을 주장하며 이란을 공격한 것은 명분과 시기에 있어서 의구심을 갖게 만든다.
또 다른 이유로 짐작할 수 있는 건 이란의 군사력과 지역 패권을 약화하려는 이스라엘의 시도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전에 이란을 “문어의 머리”라며 “(예멘) 후티로부터 헤즈볼라와 하마스에 이르기까지 모든 곳에 촉수를 대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란을 이스라엘에 적대적인 모든 무장 세력을 지원하는 핵심으로 본 것이다. 이스라엘은 2023년 10월 7일 가자지구 하마스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을 시작한 이후 레바논의 헤즈볼라와도 계속 전쟁을 해왔는데 결과는 이스라엘의 승리였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와 헤즈볼라의 무력을 획기적으로 약화시켰고 지도부도 거의 전멸시켰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와의 전쟁에 대해 이란이 확전을 피하기 위해 개입하지 않은 것을 보고 자신감을 갖게 됐고 강경파들은 이를 지역의 적들을 점차 제거해 중동 전체의 정치 지형을 재편성할 기회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 또한 이란의 군사력을 고려할 때 완벽하게 설득력 있는 주장으로 받아들이기는 힘들다. 지역 패권국 중 하나인 이란의 군사력은 이스라엘이 무시할 수 있을 수준이 아니고 대대적 공격을 받았을 때 보복하지 않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 상호 공격이 이뤄지는 상황은 이런 분석이 설득력이 있음을 잘 설명해준다.
합리적 추론으로 지지를 받는 이유 중 하나는 이스라엘 국내 정치와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목적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강경파의 지지를 업고 가자지구 전쟁, 헤즈볼라 공격, 이란 공격 등을 해왔지만 이스라엘 내 여론은 좋지 않다. 그에 대한 지지율은 하락했고 전쟁 반대에 대한 목소리는 점차 높아졌다. 네타냐후 총리가 자신의 정치 생명 연장을 위해 전쟁에 기대고 있다는 비판도 여러 여론조사로 확인됐다. 전쟁을 중단하면 정권이 몰락하고 네타냐후 총리는 부패 혐의로 수감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 5월 24일 발표된 이스라엘 텔레비전 채널12의 여론조사에 의하면 55%의 응답자가 네타냐후 총리가 전쟁을 계속하는 주요 이유는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36%만이 인질 귀환을 위해서라고 답했다. 또한 53%가 인질 귀환 협상이 이뤄지지 않는 건 ‘정치적인 이유’ 때문이라고 답했고 훨씬 적은 38%가 ‘법적인 이유’라고 답했다. 5월 21일 발표된 뉴스 방송인 채널13의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 67%가 인질 귀환을 위해 가자지구 전쟁 중단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이는 이스라엘 여론이 네타냐후의 전쟁 지속을 지지하고 않고 있고 네타냐후가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전쟁을 계속하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재 이스라엘은 미국을 포함한 서방국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후 미국 국방장관은 공격에 미국이 관여하지 않았다며 거리를 두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이 “탁월했다”고 말했다. 다른 서방국들은 이스라엘의 공격이 있은 직후 이스라엘과 이란 양국에 확전이 되지 않도록 “자제”할 것을 촉구했지만 이제는 이스라엘에 대한 적극 지지를 표명하고 있다. 6월 17일 G7 정상들은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인정한다면서 지역 불안정과 테러의 원천인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을 사실상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현재 지역 불안정을 야기하는 주요 국가는 이스라엘이고 선제 공격을 한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언급하는 건 타당하지 않고 기만적인 것이다. 하지만 서방국들은 이스라엘의 행동과 관련해서는 모든 국제 규범을 무시하는 행태를 반복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스라엘, 미국, 그리고 다른 서방국들이 주장하는 이란의 핵무기 문제와 관련해서도 모순이 존재한다. 이스라엘은 핵무기 보유국이다. 전 세계가 알고 있는 일이지만 이스라엘은 인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NCND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고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미국과 서방국들 또한 이스라엘의 핵무기를 일체 언급하지 않고 있다. 영국 의회도서관 자료에 의하면 이스라엘은 최소 90개 정도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1950년대에 디모나(Dimona) 프로젝트를 만들어 핵무기 개발을 시작했고 1960년대 후반에 이미 중요한 핵장치를 결합하는 데 성공했다. 이스라엘의 핵무기 개발은 미국을 속이고 극비리에 이뤄진 것이었다. 1979년에는 남아프리카 남부에 있는 섬에서 핵실험을 하기도 했다. 미국이 이스라엘의 핵무기 개발을 알게 된 건 1969년 쯤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때 미국은 이 사실을 공개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이익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하에 묵인하기로 결정했다. 1969년 9월 닉슨 미국 대통령과 메이어 이스라엘 총리는 핵에 대한 이해 각서에 비밀리에 서명했고 이것이 지금까지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의 핵문제를 언급하지 않는 근거가 되고 있다. 심지어 미국은 1960년대에 이스라엘이 미국 팬실베니아의 핵연구 시설에서 우라늄을 훔친 것을 숨기다가 결국 무마시켰고 1979년 이스라엘의 핵실험도 묵인했다. 미국과 다른 서방국들의 묵인은 이란 핵무기 개발을 둘러싼 투명한 논의와 핵개발 저지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심지어 핵무기를 보유한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무기 개발은 안 된다며 선제적 공격을 한 상황과 이스라엘의 공격이 정당한 것처럼 왜곡하는 문제를 만들고 있다.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은 외교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 시도 없이 타국을 공격한 것으로 국제법을 위반한 것이다. 그러나 미국을 포함한 서방국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했을 때 보였던 강경한 태도와는 달리 이스라엘을 두둔하는 행태를 보여주고 있다. 한 발 더 나가 미국은 이란에게 ‘무조건 항복’을 요구하고 핵개발을 포기하지 않으면 최고지도자를 죽일 수 있다고 노골적으로 협박하고 있다. 다른 서방국들 또한 이스라엘이 무력으로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해주길 바라고 있다. 그러나 이 문제는 협상을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다. 2015년 이란이 미국을 포함한 서방국들, 그리고 중국, 러시아 등과의 합의에 따라 핵개발 프로그램을 제한하고 IAEA의 정기적 감독을 수용하기도 합의한 것처럼 협상의 가능성은 열려 있다. 이 합의를 깬 것이 이란이 아니라 미국의 트럼프였다는 사실 또한 협상 가능성을 말해 준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외교적 대화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규범을 어겼고, 또한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란을 공격했다. 그러니 미국과 서방국들은 이 문제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그런데 오히려 이스라엘의 침략을 정당화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가자지구 공격과 관련해서도, 이란 침공과 관련해서도 모든 국제법과 국제 규범이 이스라엘 앞에서 멈추는 비정상적이고 불공정한 일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멈추게 할 수도, 평화로운 세계를 만들 수도 없다.
13일 새벽(현지시간)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시설 및 군사시설에 기습 공격을 가했다. 이란 국영 통신 이르나(IRNA)는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호세인 살라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총사령관, 모하마드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 등 고위 군지휘관 20명 이상이 숨졌고 모하마드-메디 테란치 이슬람 아자드 대학 총장 등 핵 과학자들 최소 6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총 사상자 규모와 관련해서는 14일 새벽 1시(현지시간) 기준으로 군 지휘관 등 78명이 사망했고 320명 이상이 부상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13일 저녁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대국민 성명에서 “이스라엘이 큰 실수를 저질렀다”며 “관대함이 없는 강한 대응을 할 것이고 (이스라엘은) 암담한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명 이후인 밤 9시 경부터 이란은 수백 발의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며 이스라엘에 대한 대대적인 보복 공격을 시작했다. 이스라엘의 텔아비브와 예루살렘에 연기가 치솟았다. 이후 양국의 상호 공격은 6월 18일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이스라엘-이란 무력 충돌이 5일째로 접어든 6월 17일 기준으로 이란의 사망자는 224명이고 부상자는 1200명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란 보건부는 이중 90% 이상이 민간인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사망자는 24명으로 집계됐고 수백 명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기습 공격은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양국 간 무력 충돌이 그렇지 않아도 불안한 중동 지역의 정치적 불안을 악화시키고 원유 가격 인상으로 세계 경제에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유엔은 이스라엘의 공격이 있은 13일 안전보장이사회를 소집했다. 로즈마리 디카를로 유엔 부사무총장은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비판 의견을 전하면서 이스라엘의 공격이 “심각한 지역 무력 분쟁으로 치닫지 않게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협상을 통해 이란의 핵개발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또한 “이란, 이스라엘, 중동 지역, 그리고 국제사회의 평화, 안정, 협력을 보장하기 위한 분명한 방식은 대화와 외교에 기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엔 안보리 회의(사진 출처: 유엔)
가자지구 무차별 공격과 학살, 그리고 인도주의 재난 악화로 그렇지 않아도 국제사회에서 비난을 받는 이스라엘은 이란 공격으로 다시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는 상황이 됐다. 이란 침공이 국제사회에서의 이스라엘 위상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런 영향을 예상하면서도 이스라엘은 왜 이란을 공격했을까?
첫 번째 이유로 언급되는 건 이스라엘이 주장한 것처럼, 그리고 대다수 언론과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이란의 핵개발 저지다. 이스라엘이 군시설과 함께 핵시설을 공격하고 핵 과학자들을 공격 목표로 삼은 것은 이런 주장을 튼튼히 뒷받침한다. 스스로 공식 인정을 하지 않고 있지만 핵무기 보유국인 이스라엘은 중동의 유일한 핵무기 보유국 지위와 자국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에 강력히 반발해 왔다. 이란 공격 후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이 “아주 가까운 시일 내에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고 “일 년 또는 몇 개월 내가 될 수도 있다”면서 공격을 정당화했다. 그러나 IAEA와 미국의 판단은 다르다. IAEA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란이 IAEA의 감독에 협조적이지 않다는 점은 지적했지만 핵무기 개발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란은 2015년 미국을 포함한 서방국들, 중국과 러시아 등과의 합의에 따라 핵개발 프로그램을 제한하고 IAEA의 정기적 감독을 수용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은 이 합의를 탈퇴하고 이란에 대한 제재를 재개했다. 재집권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협상을 재개했고 15일 미국과 이란은 6차 협상을 앞두고 있었는데 이스라엘이 기습적으로 이란을 공격했다. 이후 미국-이란 회담은 취소됐다. 미국도 이란이 핵무기 개발에 임박했다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 지난 3월 미국 정보국 국장은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고 있으며 최고지도자 하메네이가 2003년 중단한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승인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네타냐후 총리가 일방적으로 이란의 핵무기 개발 임박을 주장하며 이란을 공격한 것은 명분과 시기에 있어서 의구심을 갖게 만든다.
또 다른 이유로 짐작할 수 있는 건 이란의 군사력과 지역 패권을 약화하려는 이스라엘의 시도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전에 이란을 “문어의 머리”라며 “(예멘) 후티로부터 헤즈볼라와 하마스에 이르기까지 모든 곳에 촉수를 대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란을 이스라엘에 적대적인 모든 무장 세력을 지원하는 핵심으로 본 것이다. 이스라엘은 2023년 10월 7일 가자지구 하마스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을 시작한 이후 레바논의 헤즈볼라와도 계속 전쟁을 해왔는데 결과는 이스라엘의 승리였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와 헤즈볼라의 무력을 획기적으로 약화시켰고 지도부도 거의 전멸시켰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와의 전쟁에 대해 이란이 확전을 피하기 위해 개입하지 않은 것을 보고 자신감을 갖게 됐고 강경파들은 이를 지역의 적들을 점차 제거해 중동 전체의 정치 지형을 재편성할 기회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 또한 이란의 군사력을 고려할 때 완벽하게 설득력 있는 주장으로 받아들이기는 힘들다. 지역 패권국 중 하나인 이란의 군사력은 이스라엘이 무시할 수 있을 수준이 아니고 대대적 공격을 받았을 때 보복하지 않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 상호 공격이 이뤄지는 상황은 이런 분석이 설득력이 있음을 잘 설명해준다.
합리적 추론으로 지지를 받는 이유 중 하나는 이스라엘 국내 정치와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목적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강경파의 지지를 업고 가자지구 전쟁, 헤즈볼라 공격, 이란 공격 등을 해왔지만 이스라엘 내 여론은 좋지 않다. 그에 대한 지지율은 하락했고 전쟁 반대에 대한 목소리는 점차 높아졌다. 네타냐후 총리가 자신의 정치 생명 연장을 위해 전쟁에 기대고 있다는 비판도 여러 여론조사로 확인됐다. 전쟁을 중단하면 정권이 몰락하고 네타냐후 총리는 부패 혐의로 수감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 5월 24일 발표된 이스라엘 텔레비전 채널12의 여론조사에 의하면 55%의 응답자가 네타냐후 총리가 전쟁을 계속하는 주요 이유는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36%만이 인질 귀환을 위해서라고 답했다. 또한 53%가 인질 귀환 협상이 이뤄지지 않는 건 ‘정치적인 이유’ 때문이라고 답했고 훨씬 적은 38%가 ‘법적인 이유’라고 답했다. 5월 21일 발표된 뉴스 방송인 채널13의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 67%가 인질 귀환을 위해 가자지구 전쟁 중단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이는 이스라엘 여론이 네타냐후의 전쟁 지속을 지지하고 않고 있고 네타냐후가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전쟁을 계속하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재 이스라엘은 미국을 포함한 서방국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후 미국 국방장관은 공격에 미국이 관여하지 않았다며 거리를 두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이 “탁월했다”고 말했다. 다른 서방국들은 이스라엘의 공격이 있은 직후 이스라엘과 이란 양국에 확전이 되지 않도록 “자제”할 것을 촉구했지만 이제는 이스라엘에 대한 적극 지지를 표명하고 있다. 6월 17일 G7 정상들은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인정한다면서 지역 불안정과 테러의 원천인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을 사실상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현재 지역 불안정을 야기하는 주요 국가는 이스라엘이고 선제 공격을 한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언급하는 건 타당하지 않고 기만적인 것이다. 하지만 서방국들은 이스라엘의 행동과 관련해서는 모든 국제 규범을 무시하는 행태를 반복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스라엘, 미국, 그리고 다른 서방국들이 주장하는 이란의 핵무기 문제와 관련해서도 모순이 존재한다. 이스라엘은 핵무기 보유국이다. 전 세계가 알고 있는 일이지만 이스라엘은 인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NCND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고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미국과 서방국들 또한 이스라엘의 핵무기를 일체 언급하지 않고 있다. 영국 의회도서관 자료에 의하면 이스라엘은 최소 90개 정도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1950년대에 디모나(Dimona) 프로젝트를 만들어 핵무기 개발을 시작했고 1960년대 후반에 이미 중요한 핵장치를 결합하는 데 성공했다. 이스라엘의 핵무기 개발은 미국을 속이고 극비리에 이뤄진 것이었다. 1979년에는 남아프리카 남부에 있는 섬에서 핵실험을 하기도 했다. 미국이 이스라엘의 핵무기 개발을 알게 된 건 1969년 쯤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때 미국은 이 사실을 공개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이익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하에 묵인하기로 결정했다. 1969년 9월 닉슨 미국 대통령과 메이어 이스라엘 총리는 핵에 대한 이해 각서에 비밀리에 서명했고 이것이 지금까지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의 핵문제를 언급하지 않는 근거가 되고 있다. 심지어 미국은 1960년대에 이스라엘이 미국 팬실베니아의 핵연구 시설에서 우라늄을 훔친 것을 숨기다가 결국 무마시켰고 1979년 이스라엘의 핵실험도 묵인했다. 미국과 다른 서방국들의 묵인은 이란 핵무기 개발을 둘러싼 투명한 논의와 핵개발 저지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심지어 핵무기를 보유한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무기 개발은 안 된다며 선제적 공격을 한 상황과 이스라엘의 공격이 정당한 것처럼 왜곡하는 문제를 만들고 있다.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은 외교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 시도 없이 타국을 공격한 것으로 국제법을 위반한 것이다. 그러나 미국을 포함한 서방국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했을 때 보였던 강경한 태도와는 달리 이스라엘을 두둔하는 행태를 보여주고 있다. 한 발 더 나가 미국은 이란에게 ‘무조건 항복’을 요구하고 핵개발을 포기하지 않으면 최고지도자를 죽일 수 있다고 노골적으로 협박하고 있다. 다른 서방국들 또한 이스라엘이 무력으로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해주길 바라고 있다. 그러나 이 문제는 협상을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다. 2015년 이란이 미국을 포함한 서방국들, 그리고 중국, 러시아 등과의 합의에 따라 핵개발 프로그램을 제한하고 IAEA의 정기적 감독을 수용하기도 합의한 것처럼 협상의 가능성은 열려 있다. 이 합의를 깬 것이 이란이 아니라 미국의 트럼프였다는 사실 또한 협상 가능성을 말해 준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외교적 대화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규범을 어겼고, 또한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란을 공격했다. 그러니 미국과 서방국들은 이 문제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그런데 오히려 이스라엘의 침략을 정당화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가자지구 공격과 관련해서도, 이란 침공과 관련해서도 모든 국제법과 국제 규범이 이스라엘 앞에서 멈추는 비정상적이고 불공정한 일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멈추게 할 수도, 평화로운 세계를 만들 수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