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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나쁜 걸까?


“....갈등은 결코 나쁜 것이 아니다. 갈등은 변화가 필요한 상황에서 생긴다....현실적으로도 갈등은 결코 부정적인 것이 아니다. 갈등은 아무 문제가 없는 상황에서는 생기지 않는다...아무런 이유 없이 갈등을 만드는 위험을 감수하지는 않는다. 문제가 제기되고 갈등이 생긴다는 건 그만큼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의미다.”

<갈등해결 수업> 18쪽

 

이론적으로 갈등은 변화의 기회가 되는 것으로 이해된다. 갈등이 없이 발전하는 관계나 사회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개인 및 집단 사이 관계나 사회는 크고 작은 갈등을 통해 변하고 발전한다. 이것은 인간이 ‘생각’이란 걸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고 그런 능력을 가진 인간들에 의해 관계가 형성되고 사회가 변하는 근원적인 이유에서 기인한다. 그러니 갈등이 없는 관계나 사회를 상상하는 건 부질 없다. 현실적으로도 갈등은 불가피하게 직면해야 하는 일이다. 현재보다 나은 관계, 삶, 사회를 원한다면 말이다. 물론 갈등 없이도 발전하는 관계나 사회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지경에 도달하기까지는 다양한 현안을 둘러싼 갈등과 대립, 그리고 토론과 합의를 거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이론적으로도 현실적으로도 변화와 발전을 위해 갈등을 기꺼이 감수하는 태도와 행동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의 대부분은 갈등을 부정적으로 인식한다. 부정적인 직접적, 간접적 경험이 많기 때문이다. 친구, 동료, 가족 등과의 갈등은 비아냥거리는 한마디 말에서 시작해 힘겨루기와 감정싸움으로 치닫는다. 사회 이익집단 사이의 갈등은 상호 비방과 여론전으로 얼룩진다. 시민과 공공기관 사이의 갈등은 길고 긴 대치와 진실 게임을 거쳐 결국 상대적으로 힘이 있는 쪽, 그러니까 대부분의 경우 공공기관의 애초 계획대로 진행된다. 그 결과 남는 것은 상처와 쓰린 감정 뿐이다. 그런데 우리가 알아야 할 건 모든 관계와 사회에서 갈등이 이렇게 파괴적으로 진행되는 것도, 부정적 결과를 낳는 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차이는 결국 갈등에 잘 대응하고 갈등을 잘 전개하는 역량의 문제다.


개인이든 사회든 갈등을 직면하고 거기에 대응하는 기본적인 전략은 갈등의 부정적 영향을 줄이고 긍정적 영향의 확대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갈등의 원인에 대해 깊이 생각할수록, 그리고 힘겨루기와 감정싸움을 피할 방법을 많이 고민할수록, 무엇보다 갈등을 변화의 기회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수록 갈등이 폭력적이고 파괴적으로 전개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갈등을 통해 모든 부정적인 것이 폭발하고 결국 모두가 상처를 입게 되는 상황을 피할 수 있다. 동시에 그동안 회피했던 것에 대해 상대방과 진지하게 대화를 하고 서로 수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합의로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갈등이 부정적인 것이 아니고 변화의 기회가 된다는 건 이론에 그치지 않는다. 실제로 갈등은 변화의 기회가 된다. 개인, 집단, 사회는 갈등을 겪으며 새로운 문제를 보게 되고 그에 대해 고민하며 해결 방법을 찾게 된다. 자신과 자신이 속한 집단 또는 사회의 정체성, 가치, 태도, 행동 등에 대해 성찰할 기회도 갖게 된다. 그 결과 과거와는 다른 태도와 행동, 상호 이해와 인정, 협력 관계 등이 형성되고 새로운 법과 제도도 만들어진다. 관건은 되도록 상처와 파괴를 남기지 않고 그런 변화를 만드는 것이고 그것은 개인, 집단, 사회의 역량에 달려 있다. 그러니 갈등을 기회로 만들 수 있는 대응 능력을 키우는 것이 갈등을 겪어야 하고, 때로는 반드시 갈등이 필요한 우리가 고민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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