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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한국이고 한국이 세계다

2018-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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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앞의 2017

우리 앞에 놓인 2018년을 제대로 마주하기 위해서는 2017년을 뒤돌아봐야 한다. 새해는 이전 해의 연속이고 해가 바뀌는 것에 따라 세상이 변하지는 않는다. 


2017년의 마지막을 장식한 단어는 ‘예루살렘’이었다.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다는 미국 대통령의 선언이 전 세계를 뒤흔들었다. 여러 종교에게 상징적 장소인 예루살렘을 국제사회는 특별한 지위를 가진 도시로 보고 있고 게다가 동예루살렘은 팔레스타인 땅이다. 예루살렘의 지위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평화협상에서 최후에 결정돼야 한다. 미국의 선언으로 이스라엘의 억압과 폭력에 시달리는 팔레스타인의 분노가 폭발했다. 전 세계 시민들도 세계 평화를 해치는 미국의 선언에 우려와 분노를 표했다. 유엔 총회는 반대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2017년도에 이목을 집중시켰던 또 다른 문제는 로힝야족 난민들의 참혹한 상황과 그들에 대한 미얀마 군부의 탄압 및 학살이었다. 전 세계가 분노했고 미얀마 정부를 비난했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현재 미얀마의 사실상 최고 권력자인 아웅산 수치는 로힝야족에 대한 탄압과 학살을 부인해 국제사회로부터 맹비난을 받았다. 영국 옥스포드시와 아일랜드의 더블린시는 그녀의 명예 시민권을 박탈했다. 국제사회는 아웅산 수치와 미얀마 군부를 인종 학살 혐의로 기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리아 내전은 2017년에도 계속됐다. 2016년 말 반군은 시리아 정부와 휴전에 합의하고 알레포에서 철수했지만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시리아 정부는 최후의 반군지역인 구타 동부를 봉쇄했고 반군과 시리아 정부군의 상호 공격으로 한 달에 수백 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금 이 시간에도 40만 명 이상의 주민들이 식량과 생필품 부족을 겪고 있고 아이들은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 2015년에 시작된 예멘의 내전은 1000일을 넘겼다. 공항과 항구가 막혀 인도적 지원조차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아이들의 사망과 기아, 그리고 전염병 감염이 확산되고 있다. 시리아와 이라크에서는 IS(이슬람국가)가 장악한 지역을 탈환하는 대대적인 전투가 벌어졌고 패배한 IS는 뿔뿔이 흩어졌다. 그러나 치열했던 전투 때문에 군인보다 더 많은 수천 명의 민간인이 사망했고 주민들은 난민이 됐다. 그들은 낯선 땅에서 환영받지 못했고 따뜻한 잠자리와 평범한 일상을 잃었다. 


세계 곳곳에서 일어난 테러로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파키스탄, 이집트,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등 이슬람 무장세력의 손이 쉽게 미치는 나라들에서는 물론 영국, 프랑스, 미국 등 비교적 치안이 잘 되어 있는 나라들에서도 크고 작은 테러로 많은 희생자가 생겼다. 


한반도에서는 2017년 내내 군사적 긴장과 대결이 지속됐다. ‘전쟁’은 일상적인 단어가 됐고 지속적으로 전쟁의 가능성이 언급됐다. 북한과 미국의 대결로 한반도는 냉탕과 열탕을 오갔고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짙은 안개 속을 지나왔다. 남한, 북한, 미국의 무기 경쟁과 대결로 작은 한반도는 무기 전시장과 무력시위의 장이 됐다. 수십 년 동안의 대립과 군사적 긴장에 익숙해진 한국인들은 냉정함을 유지했지만 세계는 한반도에서의 전쟁을 우려했다. 남북 대화를 앞두고 있지만 대화 재개 외에 아직 변한 것은 없다.


평화를 위한 세계시민

지금까지 얘기한 모든 일은 2018년에도 계속될 것이다. 미처 언급하지 못한 전쟁과 무장 갈등도 세계 곳곳에서 계속될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난민이 되고, 식량과 안전한 안식처를 구하지 못하는 일도 계속될 것이다. 누가 어떻게 이 모든 폭력과 죽음의 행진을 끝낼 수 있을까? 국제정치가, 강대국들이, 유엔이, 구호단체들이, 비범한 정치인들이 이 모든 일을 해결할 수 있을까? 어느 누구도 혼자 그 일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많은 한국인들이 한반도, 또는 한국 내 문제만 생각하며 산다. 우리 상황도 심각한데 남의 일 신경 쓸 여유가 없다는 핑계를 댄다. 그런데 우리와 세계는 연결돼 있다. 북한과 미국이 대립하고 ‘전쟁’을 입에 올릴 때 한반도에 절대 전쟁은 없어야 한다고 얘기하는 세계시민들이 있다. 미국에도, 영국에도, 노르웨이에도, 캄보디아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다. 세계시민들의 관심이 더 높아질 때 미국은 감히 전쟁을 입에 담을 수 없을 것이고 북한은 압력을 느낄 것이다. 팔레스타인의 고통, 로힝야족 난민, 시리아와 예멘의 전쟁, 그리고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프랑스, 미국의 테러에 대해 전 세계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때 한 사람이라도 더 구할 수 있고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은 식량과 편한 잠자리를 얻을 수 있다.


폭력과 전쟁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희망은 평범한 사람들이다. 각자가 먼 곳에 있는 사람의 생명과 안전에 관심을 가지고 뉴스 한 꼭지라도 더 보면서 지지와 저항을 표할 때 국제기구, 강대국들, 정치인들을 움직일 수 있다. 한국에 사는 사람은 세계 곳곳에 관심을 가지고, 세계 곳곳의 사람들은 한반도에 관심을 가질 때 모두가 안전하고 행복해질 수 있다.

*위 글은 기독공보 2018년 신년특집 칼럼에 게재된 글을 약간 수정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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