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는 평화학을 공부했다. 무척 생소한 학문인데, 폭력을 전문적으로 분류하고 분석하는 학문이고 그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학문이라는 설명이다. 폭력을 민감하게 느끼고 이해해야 비로서 평화를 추구할 수 있고 그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말이다. 이 책은 청소년과 청년들에게, 평화를 갈망하는 모든 이에게 지구촌의 폭력에 주목해보자고 권유한다. 이 책에 소개된 여덟 가지 이야기는 각기 다른 모양의 폭력이 어떤 배경과 구조 속에서 지금 여기 지구촌에서 일어나고 있는지 소상히 밝힌다. 아울러 초콜릿과 노트북을 구매하거나 자선단체의 모금, 공정무역, 공정여행에 호응하는 우리의 일상에서 한번쯤은 되짚어 볼 만한 질문들을 던진다.
책의 구성
<천연자원의 저주>는 단순히 천연자원이 풍부한 곳에 태어났다는 이유 때문에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들이 받는 고통은 지구촌 전체의 경제 활동과 관계돼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그들에게 관심을 갖는 사람들은 아주 소수에 불과하다.
<세계 식량 위기는 천재일까, 인재일까?>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천재라고 단정하지만 인재라고 볼 수도 있는 세계 식품 가격의 인상이 지구촌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미치는 치명적인 영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달콤한, 그러나 쌉싸름한 초콜릿>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아동 노동 문제는 물론 코코아 생산과 관련된 전쟁, 공정무역, 불공정한 세계 경제 구조 등의 문제도 다루고 있다.
<인도적 군사개입>은 2011년 가장 중요한 세계 뉴스 중 하나인 국제사회의 리비아 군사 개입을 다루고 있다. 다른 역사적인 사례들을 통해 인도적 목적의 군사 개입이 가지고 있는 이론적 타당성과 현실적 한계를 설명한다. <뿌리째 뽑힌 사람들>은 세계 난민에 대한 이야기로 난민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특별히 여성 난민들이 겪는 어려움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관광객이 다 써버린 전기>는 여행, 특히 개발도상국으로의 여행이 그곳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과 여행자들이 고민해봐야 할 문제들을 다뤘다. <이상한 나라 아프리카>는 한국 사회에 만연돼 있는 아프리카에 대한 왜곡되고 부정적인 인식의 근본원인과 그 영향을 이야기하고 있다.
<9.11 테러 10년, 아프간 전쟁 10년>은 미국 역사상 가장 큰 충격이었던 9.11 테러와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아프간 전쟁과의 관계를 설명한다. 또한 아프간 전쟁이 아프가니스탄은 물론 지구촌 곳곳 사람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도 소개한다.
마지막 장인 <평화학이 들려준 폭력 이야기>는 끝맺는 말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다른 장들과는 다르다. 이 장은 왜 평화연구자, 그리고 평화학이 폭력을 자세히 다루는지, 그리고 여덟 개의 이야기를 왜 폭력 이야기라고 하는지를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있다. 앞의 여덟 가지 이야기를 좀 더 분석적으로 이해하고 싶다면 마지막 장을 먼저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독자 대상
지은이가 꼽은 이 책의 독자 대상은 청소년, 청년, 전업주부다. 평화를 추구할 수 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믿기 때문이라고 한다. 해외원조단체 등에서 자원봉사를 하려고 준비하는 청춘들이라면 이 책이 준비에 도움을 줄 것이다. 인권 교육을 넘어 평화 교육까지 관심을 넓히고 계신 선생님, 비영리단체의 교육담당자께는 가뭄끝 단비 같은 책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